무대 뒤, 하늘과 태오는 무대 의상에 붙은 털뭉치 때문에 서로를 보고 킥킥거렸다.
“야, 너 수달이야? 털이 왜 이렇게 많이 붙었냐고!”
태오가 하늘의 어깨에 붙은 인형 털을 툭툭 떼어냈다. 하늘은 손을 쳐내려다 멈췄다.
“웃지 마! 지금 우리 진지해야 하는데.”
“그럼 네가 내 얼굴 좀 보지 마. 계속 눈 마주치니까 자꾸 웃음 나오잖아.”
둘은 무대 소품 바구니에서 간신히 소품을 챙겼다. 그러나 곧 지민이 다가와 나비 머리띠를 슬며시 태오 머리에 씌웠다.
“이렇게 하니까 더 귀엽잖아!”
태오가 정색하며 머리띠를 벗으려는 순간, 하늘이 피식 터졌다.
“야, 웃지 마라니까. 우리 진짜 무대에서 또 웃으면 큰일 난다!”
둘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호흡을 고르며 진지하게 리허설 대사를 연습했다.
“태오 씨, 오늘 나랑 같이 볼링 치러 갈래요?”
“아, 저… 볼링 못 치는데요.”
“거짓말. 지난번에 스트라이크 쳤잖아요.”
둘은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피식거리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때 수진이 소품 바구니를 던지며 끼어들었다.
“야, 둘이 그만 썸 타. 웃음 참기 미션이라면서 왜 이렇게 달달해!”
하늘이 수진을 향해 인형을 던지려다 멈췄다.
“야, 진짜 이번엔 이길 거야!”
무대 입구에서 매니저가 고개를 내밀었다.
“곧 무대 들어간다! 준비해!”
하늘과 태오는 마지막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순간, 묘하게 데자뷔 같은 전생의 감정이 흐르며 잠시 시간이 느려졌다.
“이번엔 꼭 성공하자,” 태오가 속삭였다.
하늘이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그래, 이번엔 진짜.”
잠시의 정적. 무대 조명이 들어오고, 둘은 손을 꼭 잡은 채 무대를 향해 걸어나갔다. 과연 이번에는 웃음을 참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