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 하늘은 여전히 방금 전 고백 멘트의 여운에 멍하게 서 있었다.
수진이 팔짱을 끼고 나타났다.
“야, 너 방금 진짜 설렜지? 얼굴 다 티났거든?”
하늘이 손사래를 쳤다.
“무슨 소리야. 그냥 미션이니까 그런 거지!”
하지만 하늘의 볼은 여전히 붉었다.
태오가 복도를 따라 다가왔다. 순간 하늘과 태오의 눈이 마주쳤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태오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아까… 내 멘트, 그냥 연기가 아니었어.”
하늘은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곧 수진이 장난스럽게 끼어들었다.
“어머, 이거 실화냐? 두 사람 지금 무슨 분위기야?”
태오가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하늘의 시선은 태오에게서 떠나지 못했다.
“진짜로 얘기하고 싶으면… 오늘 밤 옥상에서 볼래?”
태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늘은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수진이 계속 옆에서 “두근두근~ 커플 탄생?” 하고 놀렸다.
그때, 매니저의 호출 문자음이 들렸다. 하늘과 태오가 거의 동시에 핸드폰을 확인했다.
“합동 피드백이 곧 시작된대. 빨리 오래.”
수진이 혀를 찼다.
“둘이 대화할 시간도 안 주네. 이 제작진들 진짜…”
하늘은 태오를 힐끔 보았다. 태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끝나고… 꼭 옥상으로 와줘. 할 말 많으니까.”
하늘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억누르며, 수진과 함께 리허설장으로 걸어갔다.
복도 끝에서 태오가 다시 한 번 하늘을 바라봤다. 둘 사이엔 아직 답하지 못한 감정들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옥상에서의 진짜 대답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