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연습이 이어진다. 하늘은 졸린 눈을 비비며 가사를 외운다. 태오는 맞은편에서 조용히 그녀를 지켜본다.
수진이 하품하며 중얼거린다.
“아, 진짜 다들 좀 자자. 이러다 내일 무대에서 쓰러지겠다.”
지민이 장난스럽게 쿡 찌른다.
“근데 태오 오빠, 하늘 누나 쳐다보는 거 너무 티나는데요?”
태오가 얼굴을 붉힌다.
“무, 무슨 소리야. 그냥… 가사 틀릴까 봐 본 거야.”
하늘도 덩달아 당황한다.
“나도 태오 씨 보고 있었어. 우리 둘 다 진짜 집중 좀 하자.”
분위기가 잠시 어색해진다.
수진이 박수를 친다.
“자, 그러면 마무리로 다 같이 한 번 더 맞춰보자! 이번엔 진짜 마지막!”
음악이 흐르자 하늘과 태오는 마주 보고 선다. 손끝이 살짝 닿는다.
그 순간, 또 한 번 전생의 기억이 스며든다. 이번엔 무대 한가운데에서 누군가에게 조용히 속삭이는 기억이다.
‘나, 너 좋아했어.’
하늘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태오도 눈을 크게 뜬다. 둘 다 말없이 어색하게 웃는다.
연습이 끝나고, 수진과 지민이 먼저 나간다. 둘만 남은 연습실. 하늘이 머뭇거리며 입을 연다.
“태오 씨, 혹시… 전에 무대 위에서 나한테 뭐 말하려던 거 있었죠?”
태오가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인다.
“응.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어. 근데… 그게 뭔지, 지금은 잘 모르겠어.”
둘 사이에 묘한 침묵이 흐른다. 하늘이 먼저 자리를 뜨려는 순간, 휴대폰에 메시지가 온다.
‘하늘 연습생, 내일 아침 개별 면담 있음. 시간 엄수.’
하늘과 태오가 서로를 바라본다. 긴장과 기대, 그리고 알 수 없는 설렘이 연습실 가득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