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 한구석, 하늘은 다리 위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왜 갑자기 태오가 들어오는 거야…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옆에서 수진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너네 둘, 또 싸운 거야? 솔직히 말해. 나 이제 중계하기도 귀찮아.”
하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싸운 거 아냐. 그냥 좀… 이상해. 태오가 자꾸 내 앞에서 진지해지잖아.”
수진이 피식 웃으며 팔짱을 꼈다.
“진지한 게 싫어? 아니면, 설레?”
하늘은 당황해 수진을 쳐다봤다.
“야, 그런 거 아니거든!”
그때 연습실 문이 스르륵 열리고, 태오가 들어왔다. 하늘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태오는 잠깐 머뭇거렸다.
“저기, 하늘아. 잠깐 말 좀 할 수 있을까?”
수진이 눈치를 보며 슬쩍 나가준다. 둘만 남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태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 미안. 내가 좀 심했지? 그냥, 네가 우석이랑 연습하는 거 보고… 이상하게 신경 쓰여서.”
하늘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나 때문이야? 나는 그냥 미션이라서 그런 건데…”
태오가 조용히 웃었다.
“나도 알아. 근데 자꾸 자꾸 신경이 쓰여. 전에 말했던 거 있잖아, 전생 어쩌고. 진짜 뭔가 우리… 이상한 거 같지 않아?”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하늘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도 그냥, 네가 신경 쓰여. 근데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
같은 고백처럼 들리는 말에 태오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때 갑자기 연습실 문이 또 열리고, 우석이 전화기를 들고 들어왔다.
“하늘아, 매니저님이 급하게 찾는데?”
하늘은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오와 눈을 마주친 채,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나서기 전, 태오가 조심스레 작게 중얼거린다.
“내일 리허설 때도… 네 옆에 있어도 돼?”
하늘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둘 사이의 설렘과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