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촬영이 끝난 뒤, 하늘은 스튜디오 구석에서 조용히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태오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아까…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어?” 하늘은 흠칫 놀랐다. “뭐, 무슨 얘기? 혹시 또 연습 얘기야?” 태오는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전생 얘기. 너도, 가끔 기억나지 않아?” 하늘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무, 무슨 소리야. 난 그런 거 잘 몰라.” 태오가 서운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난 진짜 기억나. 아까 촬영 때도 그랬고, 네가 내 손 잡을 때마다…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어.” 순간, 수진이 밝게 달려왔다. “어머, 둘이 아주 분위기 좋은데? 뭔 얘기야? 다시 싸우려고 작정한 거야, 아니면 고백이야?” 지민까지 뒤따라오며 웃었다. “태오야, 또 하늘이 힘들게 하는 거 아냐?” 하늘은 얼굴이 붉어지며 손사래쳤다. “아냐! 그냥 잠깐… 이야기 중이었어.” 태오는 속삭이듯 말했다. “나중에, 꼭 얘기하자. 둘이서.” 하늘은 답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 순간, 매니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늘아, 잠시만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다음 화보 컨셉 이야기해야 해.” 하늘이 급히 매니저를 따라가려는데, 태오가 작게 속삭였다. “우리, 예전에도 이런 적 있었던 것 같아. 도망치려는 네 모습도…” 하늘은 태오를 쳐다봤다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수진이 태오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야, 너 하늘한테 고백할 거야? 아니면 그냥 질투만 할 거야?” 태오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고백… 그런 거 아니거든!” 지민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태오야, 넌 하늘이 다른 남자한테 말 거는 것도 신경 쓰이는 거냐?” 태오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하늘이 매니저와 복도로 나가는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봤다. 뭔가 가슴이 답답했다. 그리고 복도 한쪽, 하늘은 가슴을 진정시키려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전생의 기억, 태오의 시선, 그리고 이상하게 떨리는 마음.
- 다음 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