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문이 덜컥 열렸다. 하늘은 연습복을 가다듬으며 숨을 들이켰다. 태오는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너, 준비됐어?” 태오가 물었다.
“누가 걱정해서 물어보는 줄 알아? 그냥 실수하지 말라는 거야.” 하늘이 툴툴거렸다.
태오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전생에서도 네가 항상 불안했나 봐.”
하늘이 놀란 눈으로 태오를 쏘아봤다. “전생 얘기 꺼내지 마!”
그때 매니저가 급하게 들어왔다. “둘이 오늘 ‘커플 케미’ 어필 제대로 해야 해! 카메라로 다 찍고 있으니까, 표정 긴장 풀고.”
하늘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고, 태오는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리허설이 시작됐다.
음악이 흐르고, 하늘과 태오는 무대 중앙에 나란히 섰다. 가사에 맞춰 서로 마주 보며 손을 뻗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손은 딱 2초 만에 어색하게 엇갈렸다. 하늘은 작게 중얼거렸다. “연기 진짜 못하겠어…”
태오가 귓속말로 말했다. “원래 가짜 커플은 이런 거야? 왜 심장이 이렇게 뛰지?”
하늘은 볼이 빨개졌다. “심장 소리까지 들려?”
리허설이 끝나자마자, 수진이 달려왔다. “어머, 손잡는 게 왜 이렇게 어색해? 완전 티나!”
하늘과 태오는 동시에 대답했다. “안 어색해!”
수진은 싱긋 웃었다. “그럼 보여줘~ 지금 당장 커플처럼 셀카 한 장 찍어봐!”
둘은 멈칫했다. 태오는 얼떨결에 하늘의 어깨에 팔을 두르려다 머뭇거렸다. 하늘도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빨리 찍자고!” 수진이 재촉했다.
결국 둘은 어색하게 바짝 붙어 셀카를 찍었다. 그 순간, 태오의 손이 하늘의 머리를 스치며 또다시 짧은 전생의 장면이 스며들었다.
하늘은 깜짝 놀라 태오를 밀치듯 피했다. “너 진짜 왜 이래!”
태오는 당황해하며 입을 열었다. “나도 모르겠어… 이상해. 무대만 서면 자꾸 기억이——”
그때, 매니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다음 무대, 둘이 손 꼭 잡고 등장해야 해! 연인처럼!”
둘은 동시에 얼굴이 빨개졌다. 서로를 바라본 채, 미묘한 침묵이 흘렀다. 다음 무대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